22화 - 두번째 엠티  
작가명 : 에로화가
등록시간 : 10-14 | 조회수 : 16
고딕
명조
연성

 

누군가 달콤하게 부르는 것 같더니,

지금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나를 간지럽히고 있다.

그러나 눈꺼풀이 무거워 눈이 떠지지 않았다.

 

“흐으응... 간지러워 인제 그만...”

 

그러나 금세 사라질 것 같던 노곤함은 아랫배가 터질 것 같은 팽창감으로 바뀌었고, 뻐근해진 페니스가 쓰라리기 시작했다.

 

“응? 뭐에요...”

 

어슴푸레하게 올라온 새벽해가 일출을 준비 중이었고, 하림은 이불속에서 내 페니스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맛있게 빨아먹고 있었다.

 

“하핫! 원장님!”

 

“어헤 오앙이라허여.

(이게 로망이라면서요)”

 

뜻밖의 말이었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오랄을 받으며 아침잠에서 깨고 싶다’ 비슷한 말을 그녀에게 한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아침부터 이렇게...”

 

그러나 그녀의 기술은 어제처럼 서툴렀고, 얼굴 역시 잔뜩 부끄러운 표정이었다. 발전 없는 펠라치오였다.

 

“그웅 오하?

(기분 좋아?)”

 

그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네...”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이었다.

해일이 지난 자리에 태풍이 몰아치고, 잔잔해진 바다에 물기둥이 솟구치기를 반복하던... 그런 밤이었다.

 

“어제... 좋았어요.”

“그만~ 너 나 놀리는데 재미 들렸어!”

 

그녀는 다시 페니스를 입에 문다.

 

“원장님도 좋아했잖아요.”

 

“모아. 이어 아 나

(몰라. 기억 안 나)”

 

“네 번 다 좋다고 그랬으면서.”

 

“혜 어이어은!

(세 번이거든!)”

 

“원장님~ 기억하시면서...”

“윤쌤! 내가 원장님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미안해요. 누나. 하림누나...”

 

누나는 정성껏. 정직한 동작으로 입속에 페니스를 물었다 뱉기를 반복했다.

어젯밤 생긴 수없이 작고 미세한 상처에 그녀의 타액이 닿자 소독약을 바른 것처럼 따끔거렸다.

 

“누나... 이빨이 닿지 않게 혀와 입술로만 해주세요.”

“혀?”

“네 고양이가 핥듯이...”

“알겠어.”

 

그녀는 다시 한번 페니스를 뚫어지라 쳐다보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벌렸다.

 

“혀도 함께 굴려줘요.”

 

정서적인 만족감은 쾌락과 비례하지 않는다.

하림의 오랄은 밴드부 누나만큼이나 서툴고 거칠었지만, 그녀이기에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그녀가 사랑스럽단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정성에 조금씩 감정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늦게 깨달았을뿐.

 

 

* * *

 

소변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추 끝이 찌릿거린다.

 

“주말인데 수업을 맡겨 미안해요.

언니가 병원서 기다리니까...”

 

평일 야간과 주말엔 세 명의 자매가 번갈아 가며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고 있었다. 언니와의 교대시간이 늦은 하림은 서둘러 외출준비를 마쳤다.

 

“운전 조심하세요.”

 

차 열쇠를 집어 들고 급하게 중문을 나서던 그녀가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왜요? 잊은 거 있어요?”

“좋다.”

“네?”

“네가 거기 서 있으니까 좋아.”

 

“서둘러요. 늦었다면서...”

 

네 번째 사정 때문에 이미 약속 시각이 늦어버린 그녀였다.

 

“미안... 집에 혼자 두고 나가서...”

“괜찮습니다. 어서 가보세요.”

“대영씨 컨디션도 안 좋은데... 엠티를 꼭 가야해?”

 

난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를 배웅하고 있다.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뿐더러 무릎에 힘이 없어 발끝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었다.

 

“그러게 어젯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어머! 대영씨!”

 

혈색 좋은 그녀의 얼굴은 더욱 붉어진다.

억울하고 애처로운 표정과 함께.

 

“미안미안. 장난이에요.”

“칫~!”

“내일 도착하자마자 연락드리겠습니다.”

 

벽을 짚으며 발을 내딛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휘청거렸다.

 

“아잉, 우리 대영씨 어쩜 좋아...”

 

걸음을 뗄 때마다 그곳이 저릿했다. 배꼽 아래가 속이 빈 종처럼 공허했으며, 바람만 스쳐도 새살이 드러난 것처럼 고추 끝이 아팠다.

하림의 몸 안에 나를 넣는 촉감은 까무러칠 만큼 좋았지만 연이은 사정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학원 나갈 수 있겠어요?

휴강한다고 문자 돌릴까?”

 

그녀는 나를 두고 쉽게 떠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중문까지 나가, 그녀를 꼭 껴안았다.

 

“내일 봐요. 누나...”

“힝... 아침 꼭 챙겨 먹어요.”

“어서요. 지금도 늦었어요.”

 

그녀는 뭔가 할 말이 남은 사람처럼 머뭇거린다.

 

“흐응... 알겠어...”

 

아마 그녀는 내게 사랑한단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해줄 수 없는 말을 그녀에게 듣고 싶진 않았기에 나는 몸을 돌려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 * *

 

<하림 미술학원>

 

수채화 수업을 진행하면서 틈틈이 바닥을 쓸며 정리를 해둔 덕분에 수강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학원을 나설 수 있었다.

1층에서 현모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30분?”

“그러게 청량리서 보자니까, 왜 여기까지 왔어?”

 

난 현모를 따라 경의선 신촌역사 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낡은 기차역과 기찻길을 따라 늘어선 연탄구이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파란색 차가 한 대 서있었다.

 

“저거 뭐야?”

“마, 죽이지?”

 

대한민국 최초의 스포츠카였던 스쿠프였다.

 

“어디서 났어?”

“빌렸어. 너 엠티 보내려고 형이 큰맘 먹고 쏘는 거다.”

 

“운전은?”

“세려 밟는데 쫄지마라 새끼야~”

 

그러나 현모의 큰소리와는 달리, 도로에 들어선 스쿠프는 맥을 추지 못하고 버스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녔다.

 

“다 밟은 거 맞아?”

“초행길은 안전운전...”

 

추월 한번 못한 현모는 시내를 벗어나는 데 두 시간이 걸렸고, 우린 날이 어둑해져서야 강촌 <오선민박>에 도착했다. 운전에 지친 현모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여, 왜 이래?”

 

민박집 마당은 난장판이었다. 캠프파이어용 장작이 마당 구석에 흩어져 있었고, 마루 위엔 장 본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야, 우리 또 좆됐다.”

“애들 모두 전멸이야...?”

“와~ 이새끼들은 학습효과란 게 없어.”

 

“야, 우리 왔어.~!”

 

여전히 안에선 반응이 없다.

 

“현모야, 우리 그냥 서울 가자.”

“나 4시간 운전했어! 그리고 야맹증 있단 말이야.”

 

“현모야!”

“왜?”

“차 키 줘. 나 차에서 잘래.”

“그럼 조금만 쉬다 와. 기다릴게.”

 

차 열쇠를 건넨 현모는 신발을 벗자마자 큰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민박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수연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엠티까지 따라왔지만, 막상 만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섰다.

술에 취한 연선누나가 먼저 얘기를 꺼낼까 봐 무서웠고, 수연에게 김칫국 들이킨 소문이 나도 모르게 퍼졌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했다.

 

‘에이, 괜히 왔어. 원장님 집으로 갈걸...’

 

하림을 생각하니 그녀의 얼굴보다 어젯밤의 감각이 먼저 떠오른다.

아무렇지 않게 만졌던 그녀의 가슴과 입술, 은밀한 그곳까지... 눈앞을 둥둥 떠다닌다. 어젯밤 모든 일이 꿈에서 이뤄진 것처럼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후우~”

 

길게 입김을 내뱉으며 민박집 돌담을 지나 스쿠프의 운전석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돌담에 기대앉은 모습을 발견했다.

 

“누구...?”

 

바람 쐬러 나온 동기거나 이웃 민박의 취객이라 생각했다.

 

“어! 수연아....”

 

수연이었다.

 

“술 많이 먹었니? 속 불편해?”

 

돌담에 기댔던 수연은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는다.

 

취했는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

그런데 이뻤다.

왜 몰랐을까. 이렇게 이쁜 수연을...

 

“너어... 대영이구나?”

 

취했구나. 그녀의 목소리는 많이 취해있었다.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목소리. 170cm 가까이 되는 큰 키에 고생 한번 안 한 것 같은 뽀얗고 하얀 피부의 여자 동기 박수연이었다.

 

“왜 나왔어? 내가 도와줄까?”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마주치기가 두려운 눈이었다.

수연은 왜 나를 저런 눈빛으로 쳐다볼까. 그녀는 심문하는 것처럼 차갑고 어두운 눈빛으로 나를 응시한다.

 

“너한테 볼일 없는데?”

“어... 그래 미안...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고개를 돌린다.

 

‘뭐 저런! 이쁘지만 않으면 그냥 콱!’

 

난 ‘쾅!’소릴 내며 스쿠프에 올라타 의자를 뒤로 젖혔다.

곧 5월인데 아직 이곳의 공기는 쌀쌀하다.

 

‘히터를 켜볼까?’

 

히터를 켜려면 시동을 걸어야 하는 건 알고 있다.

나는 한 번도 자동차 시동을 걸어본 적이 없고 밖엔 수연이 (아마도)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을 실패 없이 한 번에 성공시켜야 했다.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된다. 조심스럽게 키박스에 키를 꽂고 옆으로 돌린다.

 

<부르르릉~!>

 

‘걸렸다 시동!’

 

자신과의 전쟁을 힘겹게 치른 나는 따뜻해진 히터에 손을 녹였다.

수연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주름치마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허벅지가 하얗게 빛이 났다.

 

‘쟤 추워 보이는데... 엠티가는데 왜 치마를 입고 와선...’

 

수연이 기댄 돌담은 차가워 보였고 그녀의 어깨는 떨리는 것처럼 흔들렸다.

 

‘아이씨~ 신경 쓰이게 정말!’

 

<탁!>

 

“추운데, 이거 입어.”

 

차 밖으로 나와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직접 외투를 덮어줄 순 없었다. 등을 벽에 기댄 상태였고 외투로 무릎을 덮어주었다간 허벅지를 훔쳐봤다는 오해를 살 것 같았다.

 

“안 추워?”

 

수연은 대답이 없다. 평소에도 답답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건네지 못한 외투는 손에 들려있는데 그녀는 답이 없고... 그렇다고 다시 차로 돌아가기에도 모호한... 뻘쭘한 상황이었다.

 

“따뜻해?”

 

갑자기 그녀가 묻는다.

 

“뭐, 이런 날씨에 입기엔 괜찮아. 안감이 기모라 촉감도 좋...”

“아니, 저 차 안이 따뜻하냐고...”

 

“어? 그럼! 따뜻하지...”

“나 좀 일으켜줘...”

 

차 문을 열어준 나는 조수석 의자를 최대한 뒤로 밀었다.

 

“고마워. 윤대영...”

 

이쁘다...

나는 수연을 조수석에 태우고 그녀의 옆모습을 힐끔거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수연의 쌔근거리는 숨소리와 그르렁거리는 엔진소리 뿐, 길고 긴 적막이 이어졌다.

 

“왜 출발 안 해?”

“추, 출발?”

 

아마도 수연은 내가 끌고 온 차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제 막 고교졸업을 한 내가 운전면허증이 있을 리 없다.

 

“저, 저기 기름이... 없어.”

 

왜 솔직히 말하지 못했을까.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그정도면 서울갈 것 같은데? 연비가 안좋은가?”

 

수연은 계기판을 슬쩍 쳐다본다.

 

“어, 맞아. 스포츠카라 연비가...”

 

“글쿠나 스포츠카구나...

그럼 천천히 동네 한 바퀴만 돌자.

걷긴 힘든데, 나 바람 쐬고 싶어.”

 

그녀가 창문을 열었고, 습하고 축축한 찬바람이 들이쳤다.

 

“아아~ 시원해...”

“그래 알았어... 출발할게...”

 

‘후우우~’

 

난 크게 심호흡하고 계기판을 노려봤다.

서울서 강촌까지 오는 동안 현모가 변속하는 과정을 수백 번 지켜봤다.

 

“이거 잠깐 덮고 있어. 안전벨트 해줄게.”

외투를 수연의 무릎에 덮어주고 안전벨트까지 잠가준다.

운전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나는 그녀의 젖가슴을 팔꿈치로 긁어버린 대형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다.

 

“어? 엇! 안 그래도 되는...”

 

수연이 깜짝 놀라 가슴에 손을 올리며 나를 쳐다봤지만, 나의 모든 신경은 클러치와 기어봉에 쏠려있었다.

 

일단 출발이 내리막길인 점이 다행이다.

난 클러치를 깊게 밟고 기어를 2단으로 옮겼다.

 

“자~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