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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뽀작, [서울 오브젝트 이야기] 리뷰
작품리뷰  |  2024.06.28 16:41
  천천한  |  조회수 : 99회 (중복포함)

서울 오브젝트 이야기

작가 : 논리곰

지구의 주인이었던 인간은 불가해한 현상인 오브젝트들에게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 세상의 서울에서 오브젝트가 되어 유유자적 살아가는 이야기.

말랑뽀작, [서울 오브젝트 이야기] 리뷰


작품을 보며 가장 재밌게 보는 면은 크게 두가지. 첫번째는 회색사신의 분신인 미니사신들의 귀염뽀짝(?)함일 것이다. 본체인 회색사신과는 다르게 천진난만하고 무구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을 통해 흐뭇함 끌어내고 있다.


그와 대비되는 두번째 즐거움은 주인공 회색사신의 짖궂은 장난일것이다. 미니 사신들에게 이런저런 장난을 치는 모습은 우리가 귀여운 아이들을 골려주고 싶은 그것과 닮아있다. 이 두가지를 통해 작품은 독자에게 일종의 힐링물로 다가오고 있다.


한편 그와 동시에 주인공과 세계관에 대한 떡밥을 지속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스토리도 방기하지 않았음을 계속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작품의 설정과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호기심을 유지한다.



1.캐릭터

주인공인 회색사신은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오브젝트 개체들을 흡수하며 더욱 강해지고 있다. 다른 오브젝트들조차 주인공을 보면 괴물이라고 기겁하는 면모부터가 그러하다. 때문에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위협받지 않는다.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보면 자신의 분신들을 지키기 위해 그 스스스로가 뛰어들 때이다. 어쩌다보니 대게 그런 상황은 국가나 세계 자체가 위기에 처하는 대형 사건이기는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본인 자신은 큰 위기감을 자각하지 못한다.


회색사신이 위기에 처하는 경우는 자신의 생명의 근원인 사람의 감정을 받지 못할 때. 회색사신은 작품이 시작되기 전 사람들로부터 고립된 숲에서 자신이 왜 죽어가는지도 모른채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만난 이세희로 부터 감정의 장작을 받았다. 이후로 항상 이세희를 비롯한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

자신의 생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주인공은 사람을 지키고자 한다. 이러한 점이 주인공이 사람들을 지키기위해 움직이는 당위성이 된다. 물론 '사랑받고 싶다'는 기원을 가진 만큼 자신의 주변인이 다치는 꼴을 두고 보지도 않는다. 이러한 점이 주인공이 좀 짖궂어도 용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마치 고양이를 보듯이, 좀 장난을 쳐도 서로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 용서가 되는, 그런 관계가 유지된다.



작품의 주연인 미니사신들은 색상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성격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작고 귀엽다는 점, 사람을 좋아한다는 점,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고 귀여운 생물체가 사람을 좋아하고 지켜준다는 참 꿈만 같은 유치한 상상이다. 하지만 삭막한 세상에는 그런 유치함이 필요하다.


미니사신들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황금사신이다. 최초로 등장했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미니사신들. 이들은 회색사신을 엄마엄마하고 따라다니는 병아리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순진하고, 맹목적인 애정을 가진 아이같은 모습. 아무의미 없는 동작들. 그저 달리고 뛰놀며 즐거워하는 모습. 동심을 상기시키는 모습이다.

그리고 회색사신의 장난에 휘둘리고, 동생들을 지키며, 사람들에게 달라붙는 모습.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 그래서 황금사신은 언제나 독자들의 애정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작품은 언제나 따듯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황금사신을 제외한 보름달에서 파생된 일곱 사신과 검은 사신, 유령 사신. 각각의 성격에는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 '엄마'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형제들을 좋아한다. 사람을 해치는 것을 싫어하고, 악의를 싫어한다.

이들의 본질은 그렇게 같다. 하지만 각각의 능력과 성격은 다양하다. 그렇기에 나름의 변주가 생긴다. 이러한 변주를 통해 평탄하게 적을 무찌르고 사람에게 사랑받는 스토리에 변화가 생긴다. 형제들끼리 투닥거리거나, 사고를 치거나모험을 떠나는 등.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될 계기가 마련된다.



묘하게도 작품의 조연이 인간들이다. 인간들은 대게 두가지 역할이다. 사신들을 애호하거나, 사고치거나. 인간들은 욕망 탓에 위험한것이 분명함에도 오브젝트를 이용하려고 한다.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것이 아닌 자신의 권력과 수명, 이득 같은 검고 추악한 욕망을 위해. 그렇기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고, 결국 사고가 터진다. 그런 사고를 해결하는 것이 주인공의 역할이다. 말하자면 주인공의 힘을 두각시키는 전형적인 조연 악당이라고나 할까.


애호는 말그대로 애호의 모습이다. 회색사신과 미니사신에게 달라붙어 껴안고 쓰다듬고, 먹을 것을 준다. 주변에 있는 것으로 위안을 받고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그렇게 서로 애정을 주고 받는다. 그런 애호의 모습은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현시대 인간들의 욕망을 드러내는 게 아닐까.



2.스토리

원래 오브젝트라고 불리는 괴물을 관리하던 주인공은 어느날 과격단체의 테러에 휘말려 죽어가며 다음생이 있다면 오브젝트로 태어나 관리받고 사랑받고 싶다며 죽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 회색사신으로 부활하게 된다.

그렇기에 주인공인 회색사신 자체가 커다란 목표에 관심이 없기에 스토리는 언제나 간접적으로 진행된다. 그렇다. 회색사신은 스토리에 큰 관심이 없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덕분에 독자 역시 스토리의 진행을 답답해하지 않는다. 작픔의 스토리에 연연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초반에는 크리쳐물의 미스터리한 성향이 강했다면, 현재 그러한 면모는 미니사신의 등장으로 많이 독자들의 시선에서 밀린 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기묘묘한 크리쳐가 여전히 등장하고 있다. 이 크리쳐들은 사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뿐,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대량학살이 가능한 공포적 존재다. 그렇기에 사신들이 나타나 인간들을 지켜준다. 그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스토리. 회색사신은 보지 못하지만 독자들이 바라보는 스토리는 멸망한 세상의 연금술사들이 멸망해가며 다음 세계에 남겨둔 안배다. 이 연금술사들이 남긴 안배 중 하나가 바로 사신들이다. 그리고 회색사신은 다른 연금술사들의 안배를 찾아 흡수하면서 점점 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과 가까워진다.


현재까지 독자들이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다른 세상의 '인간'들이 신을 죽였고 그 결과로 멸망했다는 것. 그리고 그렇기에 새로운 신을 만들어내 다시금 인간을 지키게하려는 것뿐이다. 이 비사를 파헤치고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이 독자들이 바라보는 두번째 스토리이다.



3.배경 및 설정

배경은 현대와 비슷하지만 수많은 괴생물체인 오브젝트가 있고, 이에 인간이 위협받고 이를 격리하거나, 소멸하거나, 혹은 이용하려는 단체가 존재하는 세계이다. 동시에 이러한 오브젝트를 만들고 멸망한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멸망한 세계야말로 작중에서 가장 중요한 떡밥이다.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신을 죽였다는 것. 그로인해 인간은 위험에 처했고 죽은 신의 시체로 다시금 신을 빚어냈다. 하지만 죽은 신의 복수를 위해 한 사람이 암약을 시도했고, 인간들은 다시 신을 죽였다. 우행의 반복속에서 연금술사들은 최후의 발악으로 새로 인간을 신으로 빚어내려고 시도하고 그것이 회색사신이다.

하지만 왜 회색사신일까? 회색사신은 그저 연구원A에 불과했는데. 그 사실이 밝혀지는 것 역시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작품에서 다루는 주요한 매체는 신과 염원이다. 작품 중반부터 나오듯 오브젝트를 만드는 것은 인간의 소원으로 추정된다. 또 하나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있다. 신이다. 현실에서도 누군가는 말한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또 누군가는 말한다. 인간이 신을 창조했다고.


사람은 불명확한 미래의 공포와 현실의 고통속에서 기대고 의지할 것을 원한다. 작품에서도 알 수 없는 존재들 속에서 고통받던인간들은 신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아이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듯, 인간 역시 신의 품에서 독립할 필요가 있기에 신을 죽였다. 그리고 다시금 위험에 처했다. 논리적이며 동시에 모순된 결론. 계속해서 반복되는 쳇바퀴다. 그렇기에 그들이 다시금 신이 필요했다.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존재. 동시에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


인간은 누구나 독립해야만 한다. 하나의 주체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야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모두가 외로운 존재다. 거대한 세상 속에서 작은 객체는 언제나 불안하고 두렵다. 필자는 작가는 신이 보살펴야하는 인간을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보호해야하는 그 모순을 논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그렇기에 무심하면서도 인간을 보호하는 회색사신이 등장한 게 아닐까?



4.필력

작품의 묘사는 3인칭과 1인칭을 오가며 이루어진다. 대게 1인칭의 경우 회색사신이 주역이 되며, 3인칭의 경우 주변인물들을 묘사한다. 허나 1인칭과 3인칭을 불문하고 작품이 주로 묘사하는 것은 미니사신들이 얼마나 귀엽게 이런저런 행동을 하는가인 것 같다.

이를 위해 맞춤법을 일부러 파기하고 아이스러운 말투로 속마음과 대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서술의 특징일 것이다. 특히 감정과 대사의 경우 '히히'와 같은 의성어를 묘사하는 경우가 굉장히, 굉장히 많다. 트레이드 마크에 준하는 수준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틀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히히'하는 웃음소리는 등장인물의 즐거움을 넘어 작품의 장난스럽고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한다.


이런 의성어나 내부묘사가 아이같은 분위기에서 설계된 것과는 별개로 작가는 상당히 세밀하게 작품 묘사를 하는 편이다. 주변 건축물의 양식. 기기묘묘하고 괴이한 환경을 표현하기 위한 주변 묘사. 각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에 대해 묘사한다. 크리쳐가 활동함는 작품인만큼 그러한 세밀한 묘사가 덧붙여짐으로 작품에서 긴장감을 잘 조성한다.

비록 주인공이 와서 다 때려부순다해도 그 이전까지는 미스테리와 공포를 조성해야하는 만큼 그러한 능력이 필요하고, 발휘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큰 떡밥이 갈등으로 점화되지도, 해소되지도 않은 채로 잔잔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 그냥 귀여운 무언가를 보고 싶을 때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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