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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피아 일반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품리뷰  |  2024.05.12 23:57
  옥탑방천마  |  조회수 : 613회 (중복포함)

도시와 탐정과 바텐더

작가 : 사만곰

오크가 재즈를 연주하고 드워프들이 자동차를 만드는 1920년대의 뉴욕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도시를 살아가지만 같은 시대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진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잘것없는 휘발성의 이야기.

도시의 어둠이 짙다 한들 새벽은 온다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것은 아직 다리에 힘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당신의 하루는 안녕하십니까

 

1920년대 황금기의 뉴욕. 오크가 재즈를 연주하고 카우보이가 도심을 활보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도덕적인 악마와 암살 영장을 발부하는 검사, 물리적 변호를 선호하는 변호사 이는 그저 흔하디 흔한 20세기 미국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첫 인상은 꽤나 거북했다.

이는 라이트 노벨에 가까워진 현대 웹소설과 다르게 가볍게 넘기면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며, 축축하고 매캐한 도시의 모습은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블 주인공이라는 컨셉은 하나의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며 보는 나에겐 부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엘프 주인공의 도덕적 올바름은 작중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러한 나의 생각이 송두리째 부정 당했기 때문이다.

'도시와 탐정과 바텐더' 이 작품의 태그는 현대 판타지라고 적혀있지만, 이는 명확한 장르의 구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적당히 우울한 도시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내었기 때문이다.

퇴근 길 만원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서울의 밤에 별이 보이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저 각자의 사연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나의 삶과 지독하게도 닮았을 뿐이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적당히 뒤틀린 탐정 마이클 헤즈번드에 투영했기에 더블 주인공인 엘프기자 로즈 클리시에 지독하리만큼 거부감이 들었다.

마이클의 잿빛 세상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참전 용사이자 수많은 영혼을 짊어진 마이클의 상처는 족쇄가 되어 그를 좀먹고 있었다.

언제든 그의 동료들과 같이 죽음으로 도망가거나 인간성을 상실할 것만 같은 불안함이 가득했다

이런 세상에서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는 로즈의 모습은 마치 싱그럽고 따스한 5월의 봄과 같아서, 마이클의 상처를 품는다.


누군 가는 이 작품에 녹아든 다양한 사상과 종교가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 가는 흔하디 흔한 아카데미, 회귀, 환생, 귀환, 빙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누군 가는 마치 20세기 사이버 펑크와 같은 분위기에서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어째서 이 작품을 추천하는지 물어본다면 그 이유는 오직 하나 일 것이다.

변화하는 마이클의 모습을 통해, 나 역시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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